겪고, 마주치며, 사유하는 죽음이라는 영원한 물음표. 평소에는 저만큼 멀리 떨어져 있던 죽음이 문득 삶의 영역으로 들어올 때가 있다. 가까운 사람이나 자신의 심각한 질병 또는 죽음에 부딪치면 눈앞의 죽음에 망연자실해진다. 어쩌면 풀리지 않는 삶의 질곡에 절망했을 때 적극적 죽음을 떠올릴 수도 있겠다. 그러나 어떤 상황에서 다가온 죽음이건 삶을 사는 우리에게 그것은 낯설기만 한 무엇이다. 경험...
우리에게는 아직 생소한 단어 휘게(Hygge). 휘게는 덴마크 국민 정서에 깊게 스며들어 있는 의성어다. 이 단순한 단어는 놀라운 울림을 갖고 있는데, 우리나라의 ‘흥’이나 ‘정’처럼 단어 자체에 깃들여져 있는 정서적 어감이 무척 독특하다. 복잡하고 다양한 이야기가 담겨 있는 단어 ‘휘게’. 따뜻함과 편안함, 행복과 즐거움을 모두 뜻하는 휘게는, 먼저 자기 자신을 소중히 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2002년 계간 서정시학으로 등단하여 작품 활동을 시작한 이성렬 시인의 산문집 『겹눈』. 이번 산문집은 시인이 세 권의 시집을 내는 동안 독자와의 관계 혹은 거리에 대해 고민한 흔적이 곳곳에 스며들어 있다. 이 산문집의 제1부에는 시인의 유년기부터 현재까지의 행적이 에피소드의 형식으로 간략히 소개되어 있는데, 화학 교수인 시인이 어떻게 시를 쓰게 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꽤 흥미롭다. 시의 ...
중견시인 김선태의 사랑시집 『한 사람이 다녀갔다』. 이번 시집은 김 시인이 어린 시절부터 지금껏 남몰래 가슴에 품어온 한 여자에 대한 간절한 세레나데로서 부박한 연애풍의 시들이 판치는 요즘 세상에서 진정한 사랑시란 무엇인가를 우리에게 적실하게 보여준다. 최근 인터넷이나 시낭송회 등에서 널리 회자되고 있는 「마음에 들다」, 「겨울비」, 「함박눈」, 「기다림」, 「거리두기」 등 시인의 감성이 물...
《채털리 부인의 연인》의 작가 로렌스가 월트 휘트먼적인 자유시를 통해 분출하는 강렬한 감정과 신비로운 교감의 세계 『나의 사랑은 오늘 밤 소녀 같다』. D. H. 로렌스는 《보라! 우리는 이렇게 이겨 왔다!》, 《새, 짐승, 꽃》, 《팬지 꽃》 등 여섯 권의 시집에 천 편이 넘는 시를 쓴 시인으로서 에드거 앨런 포를 좋아했고, 1차 세계대전 이후로는 특히 월트 휘트먼의 영향으로 자유롭고 대담...
출간 6개월 만에 새롭게 선보이는 『#너에게(스페셜 에디션)』. 겨울에 찾아온 봄 같은 남자가 사랑, 청춘, 삶에 대해 써내려 간 에세이집이다. 이번 스페셜 에디션에는 30만 SNS 독자의 열렬한 호응을 받은 미수록분 수록과 완글의 긴 글, 긴 호흡을 담고 로맨틱 영화 같은 일러스트를 더했다. 우울의 끝이 어디인지 도무지 감조차 잡히지 않아서 어떠한 위로도 와 닿지 않는 그런 날에 읽기 좋은...
고레에다 히로카즈, 허우 샤오시엔, 짐 자무시 등 자기만의 색깔을 가진 작가주의 감독들이 경애하는 감독 오즈 야스지로의 차향 나는 산문과 《도쿄 이야기》의 감독용 각본을 엮은 『꽁치가 먹고 싶습니다』. 저자의 저서로는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책으로, 저자가 여러 매체에 기고했던 산문들을 만나볼 수 있다. 평생 54편의 영화를 찍었고 필모그래피의 절반 이상과 자신의 스타일을 1937년 징집 이전...
“고맙습니다, 지금의 나를 만들어준 모든 당신들과 이야기들” 오밀조밀한 감성이 돋보이는 글을 쓰고자 한다면, 밤 열두 시에 첫 글자를 써야 한다. 이성적인 절제를 덧입히고자 한다면 밤 열두 시가 적당하다. 한밤으로 달려가는 감성과 새벽으로 다가가는 이성이 만나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묘한 밸런스를 유지하며 글을 써내려 갈 수 있다.뮤지컬 배우이자 잡지 에디터였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