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셀 수 없이 많은 유모 나나 레자는 대대로 대농장을 소유한 모랄레스 가문의 사람들을 길러 왔었다. 그녀는 헛간에서 살며 하루 종일 눈을 감은 채 흔들의자에 앉아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는 아무런 말을 남기지 않고 자리에서 일어나 사라진다. 나나 레자는 다리 밑에서 갓난아기 한 명을 발견한다. 아기는 살아 있는 꿀벌로 이루어진 담요에 덮여 있었고 건강해 보였으나 윗입술과 잇몸, ...
19세기 영국의 성서학자이여 신학자인 에드윈 A. 애벗이 ‘사각형(A Square)’라는 익명으로 발표한 작품이다. 수학적 상상력을 바탕으로 한 수학소설이며, 종교와 사회제도를 신랄하게 비판한 풍자소설이기도 하다. 2차원 도형들의 세계인 플랫랜드에서 펼쳐지는 환상적인 이야기는 당대는 물론이고 1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칼 세이건, 스티븐 호킹과 같은 현대의 과학자들을 비롯한 독자들을 사로잡고...
미스터리 소설이 시작되고 살인사건이 벌어지면, 평범한 이야기에서 독자가 할 일은 분명하다. 범인을 찾는 것이다. 하지만 범인 찾기가 목적이 아닌 소설이 있다면 어떨까? 그런데도 일본추리작가협회상을 받고 세계적으로 널리 읽히며 출간 10년이 더 지나도 많은 독자에게 회자된다면, 그 소설이야말로 미스터리의 지평을 넓힌 기념비적 작품이 아닐까? 온다 리쿠 장편소설 《유지니아》는 일가족 독살 사건을...
〈해리 포터〉 영화에 나오는 다양한 마법 빗자루의 사진과 정보가 담긴 책 《영화 속에 나오는 해리 포터 빗자루 컬렉션》이 출간되었다. 독자들은 생생한 사진을 통해 영화에 사용된 빗자루 소품들을 확인하고, 배우와 제작진의 회고담을 들으면서, 워너브라더스 영화사에 보관돼 있는 비밀 제작 노트도 살펴볼 수 있다. 그뿐 아니라 퀴디치 경기 용품 사진과 콘셉트 아트는 물론, 골든 스니치에서 퀴디치 월...
항만의 도시 부산에서 태어나 교육대학 졸업 후 40여 년 동안 교사와 교감 등 교직생활을 하며 1980년대 중반부터 수필과 시, 소설 창작을 활발하게 한 홍숙희 작가가 고희(古稀)를 맞아 두 번째 장편소설 『19열차』를 출간했다. 2009년 출간했던 첫 번째 장편소설 『거무내미』(검은 물이 흐르는 골짜기)는 강원 태백 탄광촌에 의지했던 사람들의 삶과 애환을 그린 이야기였다. 이번에 선보이는 ...
〈메이즈 러너(MAZE RUNNER)〉 시리즈로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로 등극한 제임스 대시너의 새로운 소설 시리즈 〈죽음의 법칙(The Mortality Doctrine)〉(전 3권)이 문학수첩에서 출간된다. 〈죽음의 법칙〉은 〈메이즈 러너〉 시리즈 이후 집필한 소설로(《피버 코드》 제외), 작가는 〈메이즈 러너〉 시리즈에서 보여준 긴장감 넘치는 전개와 탄탄한 세계관에 정교한 구성과 농익...
대가의 작품들은 늘 새로운 창조를 일으킨다. 표절도, 패러디도, 재창조도 만들어내는 힘을 지니고 있다. 아름다운 서정이 흘러넘치는 불후의 명작, 황순원의 「소나기」가 그러하다. 이 앤솔로지 작품들은 소나기의 의미를 확장시키고 있다. 일상을 뒤집고 변신시키는 ‘소나기’를 이야기로 접근하고 있다. 또한 책은 여러 경계를 허물고 있다. 우선 필자들이 다양하다. 한국문단의 주요 작가들과 미등단 작가...
한국문학의 가장 빛나는 소설과 소설가에게 주어지는, 67회를 맞은 명실상부한 한국 최고 문학상인 〈현대문학상〉의 올해의 수상자와 수상작으로 정소현의 「그때 그 마음」이 선정되었다. 심사는 2020년 12월호~2021년 11월호(계간지 2020년 겨울호~2021년 가을호) 사이, 각 문예지에 발표된 작품을 대상으로 진행되었으며, 수상후보작으로는 김멜라 「저녁놀」, 손보미 「해변의 피크닉」, 안...
불가해한 세계 속에서 해명할 수 없는 실존적 불안에 시달리는 현대인을 그려내는 데 천착해온 작가 강영숙의 여섯번째 소설집 『두고 온 것』이 출간되었다. “자기 경험의 세계가 순금같이 구현된 소설” “다른 세대는 하기 힘든 두툼한 이야기”라는 평과 함께 제18회 이효석문학상을 수상한 「어른의 맛」을 비롯해 2016년부터 2020년까지 발표한 아홉 편의 단편이 수록되었다. 등단 이래 20년이 넘...
체코의 국민 작가 카렐 차페크의 장편소설 「평범한 인생」이 송순섭 씨의 번역으로 열린책들에서 출간되었다. 열린책들 세계문학 시리즈의 275번째 책이다. 카렐 차페크는 프란츠 카프카, 밀란 쿤데라와 함께 체코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작가다. 차페크는 흔히 〈로봇〉이라는 신조어를 도입하고 과학 기술의 오용과 통제되지 않는 이윤 추구를 풍자한 디스토피아 희곡 「R. U. R.」의 작가로 알려져 있지만...
필자가 어릴 때 이야기다. 동네마다 일본 순사들이 돌아다니면서 주민들에게 강제로 부역을 강요하는 꼴도 보았고, 강제로 남의 재산을 공출 갈취해가는 꼴도 보았다. 심지어는 광솔(소나무) 기름도 강제로 짜가는 꼴도 보았다. 그런 억압 속에서 감격의 해방을 맞아 마을마다 집집마다 태극기를 높이 들고 목이 터져라 만세를 부르는 모습도 보았으며, 탕정 2·1사태 농민 프락치 반란사건도 보았다. 농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