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는 지역적 경계도, 단일한 민족도, 중심이 되는 분명한 정체성도 없는 나라다. 크기는 어마어마하다. 유럽의 요새 지역 칼리닌그라드에서부터 알래스카와 불과 82킬로미터 떨어진 베링해협에 이르기까지. 무려 11개 시간대에 걸친 영토를 가지고 있다. 접근 불가능한 지역도 많고 흩어져 살기 좋아하는 거주민 특성까지 고려한다면 중앙 통치를 유지하기가 왜 그토록 어려웠는지, 중앙 통치의 상실이 권...
《동상기찬》은 1791년 정조가 시행한 ‘노처녀ㆍ노총각 결혼시키기 프로젝트’라는 애민정책에서 출발한다. 정조는 결혼할 때가 지났으나 아직 결혼하지 못한 사람들을 조사하게 한 뒤, 국가가 나서서 결혼을 주선하고 그 비용도 부담하도록 했다. 정조는 이 일을 규장각 검서관이었던 이덕무에 기록하게 했는데, 그것이 〈김신부부전〉이다. 그리고 이옥은 그 이야기를 바탕으로 〈동상기〉라는 희곡을 지었다. ...
게임과 드라마, 애니메이션과 웹툰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일상에서 중세의 일부분을 흔하게 볼 수 있다. 그런데 우리는 중세를 과연 제대로 알고 있을까? 이 책은 예수에게서 구현된 무조건적이고 보편적인 사랑의 메시지와 수 세기에 걸쳐 단 한 명의 인물로 집결된 교황의 권력, 그로부터 표출된 중앙집권적 전략 기관이라는 프리즘을 통해 중세 로마 가톨릭교회의 역사를 재해석한다.
“태양이 빛나면 씨앗은 싹트지 않을 수 없다”고 한 이는 에이브러험 링컨이었던가. 우리나라를 비추는 태양이 덜 빛나서일까, 튼실한 씨앗이 뿌려지고 그 어둠 속에서도 나름 빛이 있었지만 정작 빛이 들어오고(광복) 난 뒤에는 제대로 성장하지 못한 채 지체된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씨앗’도 ‘텃밭’도 별로 알려지지 않았다. 이렇듯 잊혀져 갔던 ‘씨앗의 텃밭’에 물을 주고 견고한 역사의 한줄기를 ...
초판 출간 당시 커피 애호가들에게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며 커피에 관한 결정판으로 불렸던 『매혹과 잔혹의 커피사』 개정 증보판이 출간되었다. 이 책은 커피의 기원부터 오늘날까지, 커피의 정치ㆍ경제ㆍ문화를 돌아보며, 흥미진진한 이야기로 가득한 커피의 역사 속으로 독자들을 안내한다. 최신 논의를 담은 ‘개정판 머리말’을 추가하고, 새로운 디자인과 판형으로 갈아입은 이번 개정 증보판을 통해 독자들은...
산사를 오르고 거닐며 느끼다 뜻밖의 놀라움을 찾아 떠나는 소소한 사찰 탐寺기 오랜 세월 승려와 불교 신자들의 의식과 문화가 뿌리내리며 한국 불교 고유의 정서와 미의식을 형성한 사찰. 싱그러운 숲길과 계절마다 피는 꽃, 고즈넉한 풍경과 분위기, 역사적·문화적 가치를 보유한 사찰이 주는 지적, 미적 감동은 종교를 가지고 있지 않은 방문자도 사랑하게 되는 매력적인 요소들이다. 《절집의 미학》은 이...
조선인들이 가장 두려워한 질병은 무엇이었을까? 고작 감기로 생사가 갈렸던 시대엔 질병에 어떻게 대처했을까? 역병으로 온 나라가 팬데믹에 빠지면 무엇으로 이겨냈을까? 의학 교육의 산실 전의감과 대표 서민 병원 혜민서 등의 의료 시설부터, 세종의 소갈증과 송시열의 치질 등 조선 땅을 휩쓴 10대 질병과 그 치료법, 왕들이 앓았던 질병과 사인(死因), 그리고 의술로 이름을 날린 명의와 각종 의서까...
궁궐은 조선 왕조 500년의 역사가 서린 현장이다. 조선의 수많은 왕이 궁궐에서 정사를 돌봤고, 업적을 세웠고, 나라를 지키고자 피땀을 흘렸다. 왜란과 호란, 일제 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견디고 살아남은 조선의 궁궐은 원래의 모습을 되찾기 위해 변화를 거듭했고, 지금도 한창 복원 중이다. 《쏭내관의 재미있는 궁궐 기행》을 통해 우리 궁궐의 아름다움과 조선의 역사를 알리는 데 앞장섰던 쏭내관은 《...
‘어디에도 없는’ 유토피아가 고지도에 그려졌다? 전설의 땅과 지상낙원이나 이상향은 어느 시대나, 어느 문화권에도 존재한다. 황금으로 덮인 마을, 보석으로 만들어진 산, 불로불사의 샘, 아름다운 여자들만이 사는 섬 등 미지의 영역과 상상의 세계는 역사와 전설, 신화 속에서 흥미진진한 이야깃거리로 전해지고 있다. 시대와 환경이 달라도 인간이 처한 가혹한 현실과 고통스러운 삶을 부정할 수 없고, ...
요사이 우리 중국학계의 연구 수준이 다른 나라와 비교해서 손색이 없을 정도로 높아졌다는 언급이 종종 등장하곤 한다. 학문 분야나 연구 경향, 관심도 등에 따라 약간의 편차는 있을지언정, 대체로 중국사 연구가 이전과 비교할 때 매우 해박하고 정치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말은 그리 과장이 아닐 것이다. 그러나 연구자의 손길이 아직 미치지 않은 분야는 여전히 존재하며, 중국의 소수민족에 관한 연구야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