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김수환(金壽煥, 1922~2009, 세례명 스테파노)은 한국의 첫 번째 추기경이자 동아시아 최초의 추기경으로 한국의 종교인 가운데 가장 존경받는 이들 가운데 한 분으로 꼽힌다. 김 추기경은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바탕으로 공동선의 추구를 위한 교회의 역할을 강조했으며, 그 실천과정에서 불의와의 타협을 거부해야 한다고 역설해 민주화운동의 정신적 지주이자 인권 옹호자라는 명성을 ...
부재하는 ‘너’를 통해 사랑의 영원성을 길어냈던 전작과 달리 이번 시집에서 김선오는 타자를 향한 인식의 전환을 도모한다. “보는 이의 시선을 조금씩 배반하는 방식”(「돌과 입맞춤」)으로 ‘나’ 아닌 다른 존재의 위치에서 이 세계를 경험하고자 한다. 주체와 객체라는 이항대립적 경계를 무너뜨림으로써 모두가 “투명한 유령”(「농담과 명령」) 같은 상태로 동등하게 연결되기를 꿈꾼다. 그러므로 『세트...
사람들은 왜 산에 오르는가. 위험을 무릅쓰면서까지 끊임없이 도전하게 하는 그 동력은 과연 무엇인가. 이 책의 저자이자 생의 반세기를 산과 함께한 한국 알피니즘의 산증인 이용대 선생은 “등산가는 자신이 숙명적인 희생자가 되리라는 것을 알면서도 산에 대한 숭앙을 버리지 못한다.”라는 알버트 프레드릭 머메리의 말을 인용하며 등산은 치유할 수 없는 불치병과 같다고 말한다. 등반은 자연 속에 나를 묻...
이 책은 높은 집값, 과밀한 환경 등 여러 숨 막히는 이유들로 서울에서 사는 게 무척 고단해 ‘탈서울’을 생각하면서도, 쉽사리 결정할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한 ‘탈서울 (미리) 체험기 및 Q&A 인터뷰가 담긴 에세이’이다. ‘2040대의 탈도심, 탈서울’이란 말이 지난해부터 방송, 뉴스에 다수 등장하고 사람들의 관심도도 높지만, “좀 더 널찍한 주거공간, 적당한 인프라, 나를 위한 일자리가 있...
올해로 등단 36년, 역동하는 사물의 인상을 다채로운 감각 언어로 표현하며 자아와 세계를 직관하고 그 본질을 탐구해온 송재학의 열한번째 시집 『아침이 부탁했다, 결혼식을』을 문학동네시인선 169번으로 출간한다. “평야와 같은 광대함으로 시를 열어 보인”(소월시문학상 심사평) 빼어난 시편들로 소월시문학상, 이상시문학상, 목월문학상 등 굴지의 시문학상을 수상한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 자연물과 예술...
자고 싶지만 그러지 못하는 상태. 바로 ‘불면증’이다. 습관성 불면 또는 잠을 이루지 못하는 상태를 가리킨다. 잠이 개인의 내밀한 활동의 영역이듯, 더군다나 불면증은 티가 잘 나지 않는다. 창백한 안색, 퀭한 눈으로 간접적으로 드러날 뿐이다. 천근만근의 몸, 메말라가는 마음은 설명할 길이 없다. 불면증에 대한 이야기가 아직 넓고 깊게 다뤄지지 못한 건 이 때문인지 모른다. 다양한 글을 써온 ...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영적 지도자이자 살아있는 부처라 불리는 틱낫한 스님. 평화와 사랑의 메시지로 세계를 변화시키고 전 세계인들에게 큰 울림을 주었던 틱낫한 스님의 유고작이 출간됐다. 신간 〈틱낫한 지구별 모든 생명에게〉는 80여 년 동안 선불교의 승려로 진정한 마음의 평화와 의미 있는 삶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던 그가 인류에게 남기는 마지막 이야기다. 그 어느 때보다 상처 입고 고통받고...
시를 통하여 시인의 진솔한 마음을 먼저 읽어야 한다. 어떤 시도 그냥 써진 것은 없다. 시인이 살아온 만큼의 인생의 흔적이 담겨 있고 인생의 희로애락이 녹아 있다. 세상의 모든 언어로 세상의 모든 사람 누구나 자신의 감정을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세상의 모든 언어가 시어다. 시어가 특별히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시는 언어를 골라내서 쓰는 것이 아니라 마음에 흘러내리는 언어를 표현하는 것이...
문재인 그가 사랑하는 산, 사람, 대한민국... 대통령이 되기 전 문재인의 히말라야 트레킹에 동행하면서 그의 땀, 고뇌, 생각 등을 프레임에 담았다. 힘겨웠던 그날의 오르막길, 어쩌면 그보다 더 험난한 길을 뚜벅뚜벅 걸어온 지난 5년의 역사, 이제 그의 앞에는 또 어떤 길이 펼쳐져 있을까. “많이 걸으면서 비우고 채워서 돌아오겠습니다.” 2016년 어느 날 그는 이 말을 남기고 홀연히 떠났다...
심은석 시인의 시들은 매우 다정하다. 말법이 살갑고 그 표현이 어렵지 않고 편안하다. 보통 시인들로서도 그것은 큰 장점이며 쉽게 이르기 어려운 영역인데 거기까지 간 것은 참으로 놀랍다. 오늘날 한국의 경찰이 많이 변했다는 걸 국민은 실감한다. 문민 경찰에다 감성 경찰이다. 그렇게 아름답게 변한 한국 경찰의 핵심에 경찰시인이 있다. 심은석 시의 특징은 대상을 바라보는 시선의 따스함이다. 이 따...
작가 겸 가수 김현성이 글을 쓰고, 그림책작가 용달이 그림을 그렸습니다. 〈소원〉, 〈Heaven〉 등으로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던 가수 김현성, 〈어린 새〉는 성대결절로 노래를 잃고 방황하던 시절, 새로운 도전 앞에서 두려움에 떨고 있는 내 자신을 보듬고 격려하기 위해 떠올린 이야기입니다. 살면서 누구나 한 번쯤 날개가 꺾일 때가 있습니다. 다시는 일어설 수 없을 만큼 큰 시련을 겪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