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시와 처벌의 시대를 온몸으로 통과하며 우리가 나아가야 할 새로운 길을 모색해온 신동호 시인이 네번째 시집 『그림자를 가지러 가야 한다』를 펴냈다. 장장 18년 만에 선보인 세번째 시집 『장촌냉면집 아저씨는 어디 갔을까?』(실천문학사 2014) 이후 다시 8년의 벼림 끝에 내놓는 이번 시집에서 시인은 서정적 감수성과 서사적 상상력이 어우러진 시세계를 펼치며 “사소한 일상의 자리”에서 “가족사...
최성우 작가의 첫 에세이집. 지친 마음을 달래며 조용히 적어 내려간 밤의 기록이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의 시선과 사유를 담은 글로 같은 청년 세대의 공감을 자아낸다. 밤은 사소한 감정들에 집중하기 좋은 시간이다. 작가는 이 시간에 글을 쓴다. 소음도 빛도 가라앉은 고요함 가운데에 앉아, 어떤 기억 속에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 그래서 어떤 말을 하고 싶은지 곰곰이 따지는 과정을 거쳐 글을 ...
어린 시절 미국식 디저트를 즐겨 먹으며 자란 작가는 한국에서 쉽게 구하거나 맛볼 수 없는 기억 속의 그것들을 찾다, 결국 본인의 입에 맞는 디저트를 먹기 위해 홈베이킹을 시작했다. 처음부터 쉬웠던 것은 아니다. 낯선 재료와 다른 언어의 레시피, 그리고 해외 배송으로 구해야만 하는 베이킹 도구들까지. 그 과정에서 겪은 수많은 실패에 분노를 느끼기도, 좌절을 맛보기도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베이킹...
정혜숙 시에서 “문장”은 생의 행로와 같으며, “행간”은 존재의 균열이 발생하는 틈이며, “미간”이나 “안색”은 고독한 일상의 형편을 표상하고, “인중”에 새겨진 시간은 운명적인 힘이다. 홑겹으로 맑고 투명하게 널어놓은 이미지들 속에서 백지처럼 얇아진 배후의 세계가 얼비치며 내색한다. 이때 유한자로서 겪는 상실감과 좌절들은 사적 영역을 넘어서 관계적 질서를 불러오는데, 이를 통해 슬픔은 심미...
일 잘하는 언니들의 이야기를 찾아 어디든 달려가 스포트라이트를 비춘다. 책 제목이 그대로 현실이 되는 증거인 《돈을 사랑한 편집자들》은 어쩌면 모든 독자가 가장 읽고 싶은 형태의 책. 누적 판매 100만 부 베스트셀러를 만들어온 두 사람은 연봉 1800만 원을 받던 시절에 처음 만나 함께 일하고 의지하며 서로의 연봉과 성과가 수직 상승하는 동력이 되어주었다. 특히 재테크 책을 만들면서 실전 ...
멀쩡하게 흘러가던 상황이 내 앞에서 꼬이고, 딱히 문제없는 일도 내 앞에서 엎어진다. 남들은 다 잘나가는데 나만 제자리인 것 같다는 자괴감에 수시로 자기 학대를 한다. 도무지 이유를 알 수 없어 점집 혹은 철학관을 드나들기도 하지만, 누구 하나 시원한 해결책을 던져주지 못한다. 왜? 자기 인생이 아니니까! 이 책은 숱하게 만나는 절망의 순간들 앞에서 공감하고 위로해준다. 그리고 말한다. 당신...
죽음을 어찌 준비해야 하는지 알고 싶었다. 유품만 봐도 고인의 성격, 성향을 알 수 있다는 그라면 대답이 가능할 것 같았다. 그리고 마침내 이 책에서 그 답을 들었다. 그의 말대로 생의 마지막 순간, 누군가에게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고 싶다. -강원국(작가,《대통령의 글쓰기》 저자) 대한민국에 체계적인 ‘유품정리’ 서비스를 소개하며, 15년째 죽음의 현장에서 일을 하고 있는 저자 김석중. 그가...
용감하게 시작해본다. 나 비건 되어야겠어! 손은경 작가는 어느 날 한 책을 만나게 된다. 존 맥두걸 박사의 《어느 채식의사의 고백》. 이 책을 만나 우리가 당연히 여기던 잡식에 대한 상식에 의문을 품게 된다. 그리하여 차근차근 책과 신문, 다큐멘터리 등을 찾아보고 깨달음을 얻게 된다. 작가가 운동하면서 근육을 얻으려고 꼬박꼬박 챙겨 먹었던 닭가슴살과 고기들이 오히려 건강을 더 해치고 있었음을...
“나는 몰랐다. 삶은 동사가 아니라 감탄사로 살아야 한다는 것을.” 열다섯 권의 시집에서 시인이 그러모은 101편 일상의 언어로 삶을 그려내는 시인 양광모의 대표작을 모았다. 2012년부터 2022년까지 자그마치 십 년 동안 그는 시인의 자리에서 시를 써 왔다. 시인은 “누구라도 한때는 시인이었”(「한 번은 詩처럼 살아야 한다」)다고 말한다. 모든 사람이 평생을 시인으로 살 수는 없지만, 누...
누구나 태어나는 순간부터 죽음을 향해 가는 것이 인생이라는 여정이다. 살아가는 동안 누군가는 질병에 걸리기도 하고, 사고를 당하기도 한다. 질병과 사고를 운 좋게 피했다 해도 노화를 피할 도리는 없다. 우리는 모두 인생의 어느 한 지점에서는 환자가 된다. ‘아프지만, 살아야겠어’는 유방암 환자의 몸과 마음에 관한 이야기다. 윤명주 작가는 암 투병 중인 환자나 그들을 돌보는 이들, 의료사고를 ...
김정조 시집 『바람의 눈』 윤리의식에 뿌리를 두고 시를 쓰는 김정조 시인의 두 번째 시집. 표지 눈 덮인 자작나무 숲이 인상적이다. 시의 소리를 내는 분위기다. 눈의 바람 소리, 바람의 눈 소리. 천상을 오르는 서정이 자연의 노래가 되고 있다. 이숭원 비평가는 〈바람의 눈〉 평설에서 그의 응축형식의 창조적 서정시는 ‘신성 현현이라고 말해도 좋으리라’ 했다. 또한 이승하 교수는 ‘시인의 고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