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 설명하기 힘든 감정은 심플한 그림으로, 그림에 담기 어려운 마음은 섬세한 글로 표현하는 작가 봉현의 에세이 『단정한 반복이 나를 살릴 거야』가 미디어창비에서 출간되었다. 지난 1년 3개월간 총 59회 발행한 뉴스레터 「봉현읽기」는 9년 차 프리랜서의 웃기고 슬픈 하루를 솔직하게 담으며 꾸준히 구독자들이 늘었다. 이토록 성실한 봉현의 이번 책은 뉴스레터에서 보여준 글뿐 아니라, 진짜로 원...
김지유 시인은 어릴 때부터 시를 좋아했던 나는 일기를 쓸 때도 거의 시로 썼다. 슬픔과 분노를 세세히 나열하기에는 내 일기가 너무 더렵혀지는 것 같아 싫었다. 어느 정도 감정을 가라앉힌 다음 최대한 짧게 쓸 수 있는 시가 있어 행복했다. 감정을 다 표현하고 살면 내가 스스로 그 감정을 감당하지 못할까 봐 두렵기도 했다. 하지만 그 감정을 내 안에 가둬놓을 수만은 없었다. 조금씩이라도 흘러 보...
"모든 날은 매일 새롭다. 날짜는 저마다 소중한 의미를 가진다. 사람 사는 세상에 수천, 수만의 역사를 담고 있다. 태어난 날, 인연을 맺은 날, 근본이 바뀐 날, 성공하고 실패한 날 그리고 기억 없이 흘러간 많은 날이다. 오늘 하루는 어제와 비슷해 보이지만 완전히 다른 날이다. 시간도 공간도 사람도 이미 변한 것이다. 자각하지 못할 뿐 같은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익숙함은 심리일 뿐 현실은...
더없이 고도다운 그곳, 경주에 관한 이야기 『이 고도古都를 사랑한다』. 난다의 걸어본다 그 두번째 이야기의 개정증보판을 펴냅니다. 2014년 처음 출간된 책에 2022년까지 새롭게 쓴 다섯 편의 원고를 더해 펴내는 ‘걸어본다 경주’는 소설가 강석경이 시작에서 떠남까지 구성한 경주에 대한 완결판이라 할 수 있습니다. 경주를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해 표지와 책의 꼴을, 곳곳의 문장을 공들여 매...
시인의 말 ‘쌀도 돈도 안 되는 글 나부랭이 잡고 주야장천 씨름하면서도 한 줄 따끈한 댓글 앞에선 칭찬에 춤추는 고래처럼 인 어떤 무명 글쟁이도 그렇고’ - 「그럼에도 착각 착각」 중 칭찬에 춤춰온 고래처럼~의 노래, 삶의 물이랑 위로 생성된 한 음 한 음들 제2집의 오선지에 옮겨보며 사랑 주신 모든 분께 감사를 바친다 2022년 6월 박미리
시인의 말 책머리에 붙여 음악을 듣는다. 흰 돌을 바라본다. 요즘 말로 돌멍을 한다. ‘난 그대를 원해(Je te veux)’는 에릭 사티(Erik Satie)의 곡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그냥 하고 싶은 행위를 하면 된다. 사티가 그렇게 하라고 했다. 라투르의 시 「오래된 것들」에서 영감을 얻은 ‘세 개의 짐노페디’로 바뀐다. 어디 먼 데서 오는 찬양의 소리, 빛의 흔들림 그렇게 느꼈다....
등장인물 외할머니: 냉골에서도 꼿꼿이 앉아 계신 분 아버지: 아편으로 섬에서 휴양차 그곳에서 오약국 운영 어머니: 아버지 아편을 끊게 하신 분으로 엄하고 반듯하여 나에겐 스승 같고 벗 같으신 분 오빠: 고향 찾은 이에게 밥 잘 사주는 사람 큰올케: 대농(시골)의 딸로 꽃집하며 어머니와 28년 동거 동생: 도리맨(회사 대표) 동생 처: 도리우먼(공무원) 본인: 난 커피숍을 하고 있으며 친정 노...
자유로이, 쓰고 싶은 글을 써달라는 청탁을 받았다. 그러니까, 무슨 결연한 의지가 있어서가 아니라 요청에 호응하다 보니 얻게 된 결과물이다. 문예지에 발표한 글을 추려서 묶고 들여다보니 공통점이 있었다. 어떤 현상과 보통은 잊고 지내는 주변부의 존재를 망라한 실존에 관한 관심이 문장을 견인하고 있었다. thing에 속하는 본질에 다가가려는 시도는 다른 종(種)과도 연계된다. 그것은 장미와 여...
압도적인 팝 센스로 최정상에 선 4인조 밴드 SEKAI NO OWARI의 피아니스트이자, 첫 소설 『쌍둥이』가 일본 양대 문학상의 하나인 나오키상 후보에 오른 작가, 후지사키 사오리의 자전적 독서 에세이 『독서 간주문』이 현대문학에서 출간되었다. 평소 독서와 글쓰기를 즐기는 뮤지션으로 잘 알려진 그는 자신의 첫 에세이집인 이 책에서 인생의 중요한 순간마다 영감과 위로를 건넨 책들과 아티스트로...
“인생 아무리 살아도 만만치 않네요. 그래서 무작정 잘되리라고 위로드릴 수는 없습니다. 같이 적당히 침울하게, 하지만 너무 심각하지는 않게 땅굴을 파 봅시다.” -수키도키가 독자 여러분께 드리는 한마디 저는 부족한 사람이므로 위선적일 때도, 가식적일 때도 많습니다. 하지만 그림일기를 그릴 때만은 부끄럼 없이 스스로에게 솔직해질 수 있었습니다. 진심으로 그립니다. 그렇기에 연재는 저에게 단순한...
살면서 누구나 선택을 해야 한다. 선택의 순간, 예상치 못한 길을 가게 되더라도, 어떤 걸음으로 걸어가느냐에 따라 내 행복이 결정된다. 20년 가까이 운동선수로 살면서 수없이 경험했던 좌절과 절망, 그 속에서 본인만의 깨우침을 통해 어떻게 성장했는지에 대한 이야기이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수영선수 5년, 골프선수 4년, 축구선수 11년. 20년 가까이 운동선수의 삶을 살다가, 그동안 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