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인류 천년의 미스터리를 추적한 김진명 신작 “과연 구텐베르크의 금속활자는 고려 ‘직지’로부터 나왔는가?” 지난 천년간 인류의 삶을 획기적으로 바꿔놓은 최고의 발명으로 꼽힌 것이 무엇일까? 바로 구텐베르크의 금속활자다. 그런데 인류 역사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이 금속활자가 우리의 ‘직지’로부터 비롯된 것이라면? 신작을 낼 때마다 독자들의 폭발적 사랑을 받아온 김진명 작가가 이런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장편소설 《직지》(전2권)로 돌아왔다.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부터 《미중전쟁》에 이르기까지, 시대와 함께 호흡하며 독보적인 작품세계를 구축해온 그는 밀리언셀러 작가답게 신작에서도 탁월한 이야기꾼으로서의 솜씨를 발휘하며 묵직한 메시지를 던진다.
작가 소개
시대와 함께 호흡하며 거침없는 문제제기로 우리 사회의 핫 이슈를 정조준해온 대한민국 최고의 밀리언셀러 작가. 1957년 부산에서 태어나 보성고등학교를 거쳐 한국외국어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데뷔작으로 1993년에 출간한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가 경이로운 판매고를 기록하며 단숨에 베스트셀러 작가의 반열에 올랐다. 정치ㆍ경제ㆍ역사ㆍ외교 등 한국 사회의 민감한 주제를 소설에 끌어들여 남다른 인식의 깊이를 보여주었다. 현 시점의 대한민국을 정확히 꿰뚫어보고, 지금 우리에게 무엇이 필요하고 무엇이 가장 중요한지 시대의 물음에 가장 먼저 답을 내놓는 작가다. 대표작으로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천년의 금서》, 《1026》, 《삼성 컨스피러시》, 《싸드》, 《고구려》, 《글자전쟁》, 《미중전쟁》 등이 있다. 그의 작품은 그 어떤 탐사보도나 연구 보고서보다 치밀한 분석과 통찰을 기반으로 한다. 참으로 시의적절한 주제를 탄탄한 서사와 역동적인 전개, 흡인력 강한 문체로 그려내며 독보적인 작품세계를 구축해왔다. 그의 소설은 팩트와 픽션의 경계를 절묘하게 넘나드는 것이 특징인데, 결코 가볍지 않은 주제를 긴장감 넘치는 이야기 속에 녹여내며 대한민국 최고의 페이지터너로 대중의 폭발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 신작에서 그는 치밀한 자료조사와 현지 취재, 그리고 현대 과학의 성과에 역사적 상상력을 더해 ‘직지’와 한글이 지식혁명의 씨앗이 되는 과정을 추적해 한국인의 정체성을 밝히고,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한다.
목차
작가의 말
낯선 살인
라틴어 교수
교황의 편지
상징살인
직지축제
구텐베르크의 초상화
편지의 해석
두 개의 이름
피셔 교수
세낭크 수도원의 전설
1444년의 기록
심포지엄
로렐라이의 사색
의외의 조력자
카레나
전설과 진실
책 속에서
“의외로 직지에 대한 세계의 반응은 냉담해요. 그래, 인정한다, 직지가 가장 오래됐다. 그래서 뭐가 어떻다는 거냐.”
“가장 오래됐다는 사실만 인정받지 세계사를 바꾼 위대한 지식혁명의 주인공으로 대접을 못 받는다는 거군요.”
“그래요. 직지를 어떻게 감히 구텐베르크의 위대한 인쇄혁명에 견주려는 거냐? 직지가 가장 오래된 건 맞지만 조야하기 짝이 없고 어디 절간에 처박혀 있었을 뿐 도대체 한 게 뭐냐? 직지가 정말 쓸모 있는 거라면 당신네 한국인들이 위대한 지식혁명을 이루었어야 하는 거 아니냐? 지금 당신네 한국인들이 책을 인쇄하...
“의외로 직지에 대한 세계의 반응은 냉담해요. 그래, 인정한다, 직지가 가장 오래됐다. 그래서 뭐가 어떻다는 거냐.”
“가장 오래됐다는 사실만 인정받지 세계사를 바꾼 위대한 지식혁명의 주인공으로 대접을 못 받는다는 거군요.”
“그래요. 직지를 어떻게 감히 구텐베르크의 위대한 인쇄혁명에 견주려는 거냐? 직지가 가장 오래된 건 맞지만 조야하기 짝이 없고 어디 절간에 처박혀 있었을 뿐 도대체 한 게 뭐냐? 직지가 정말 쓸모 있는 거라면 당신네 한국인들이 위대한 지식혁명을 이루었어야 하는 거 아니냐? 지금 당신네 한국인들이 책을 인쇄하고 신문을 제작하는 모든 기술조차 직지에서 뽑은 게 아니지 않느냐? 그게 다 구텐베르크의 인쇄술을 수입한 거 아니냐 하고 묻는 거예요.”
_1권, p.54
“유럽에는 예부터 전해오는 이야기가 있어요. 동방의 어느 나라를 여행하고 돌아온 일단의 수도사들이 교황에게 자신들이 본 금속활자의 그림을 선물했고, 그 직후 유럽에 금속활자가 확 퍼졌다는 거지요.”
“아! 그러면 그 동방의 어느 나라가 바로…….”
_1권, p.56
기연은 강철이빨을 끼고 피를 빨았다는 사실과 창으로 사람을 찔러 죽였다는 사실의 의미를 곱씹었다. 사실 그 정도의 프로라면 작은 칼 하나면 충분했을 것이고, 전 교수의 왜소한 체격이나 은퇴한 고령자라는 점을 감안하면 맨손으로 목을 조른다든지 해도 충분했을 터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굳이 피를 빨고 창을 써서 사람을 죽였다면, 거기에는 분명 사람을 죽인다는 사실 이상의 의미가 있을 것이었다.
_1권, p.76-77
“교황의 편지가 아니라면 도대체 뭐지?”
“편지 해석 같은 간단한 일로 움직이기 싫어하는 전 교수가 프랑스까지 날아간다는 건 생각할 수 없고, 뭔가 다른 큰 비밀이 있을 거예요.”
“음, 어떤 비밀을 캐려다 죽임을 당했다는 건가?”
“프랑스로 날아가려 했다는 건 비밀의 단서가 거기 있다는 거겠죠. 아마 그 두 사람은 비밀에 다가서는 징검다리일 거예요.”
_1권, p.142-143
그의 죽음은 직지와 관계가 없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럴 수는 없다. 그의 죽음을 직지와 떼어놓는다면 살해현장은 더더욱 이해할 수 없다. 그가 외국인과 다른 무슨 이유로 충돌을 했단 말인가. 그의 죽음은 교황의 편지로 말미암아 직지에 연루되었고, 그 과정에서 아무도 모르는 어떤 비밀에 다가섰기 때문인 것으로 보는 게 가장 합리적이다.
그는 도대체 어떤 비밀을 건드렸을까. 스트라스부르와 아비뇽까지 달려온 내가 전 교수보다 못할 것이 없다. 그런데 그가 다가선 비밀이 보이기는커녕 그게 뭔지 짐작조차 못하고 있다. 나는 무엇을 놓치고 있는 것일까. 그는 어떤 경로로 비밀에 다가섰고, 나는 짐작조차 못하는 걸까. 그에게는 있고 내게는 없는 게 뭐란 말인가.
_1권, p.180